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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젊은층 잡을 VR올림픽, 삼성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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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미래 플랫폼` 프로젝트…삼성전자에 협력요청

가상·증강현실로 경기보고
AI·5G 등 신기술 광폭 활용
빠르면 내년 도쿄부터 적용

삼성, 30년넘게 파트너 인연
2028년까지 후원 연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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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손잡고 디지털 플랫폼과 모바일 등을 활용해 올림픽을 '젊고 재미있게' 만드는 데 나선다. IOC는 속도감이 떨어지는 경기·관람 방식 등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올림픽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점을 고민해 왔는데, 디지털·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이를 극복하고 올림픽 재미를 배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하게 된 것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IOC는 최근 올림픽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함께 찾자며 삼성전자에 협력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이고 IOC 측과 서너 차례 실무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논의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삼성전자의 디지털·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올림픽을 좀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 중계를 TV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효과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나 삼성전자가 공급한 단말기로 경기장에서 좀 더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는 방법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IOC가 만들어낸 해결책은 2024년 파리올림픽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논의에 속도가 붙어 결론이 빨리 나오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일부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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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삼성전자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서울신라호텔에서 2028년까지 올림픽 후원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왼쪽부터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 제공 = 삼성전자]
IOC는 몇 년간 올림픽에 대한 젊은 층 관심이 줄고 있는 점을 고민해 왔다. 올림픽은 비인기종목이 많이 포함된 데다 전통적 방식으로 중계되면서 e스포츠 등의 속도감에 익숙한 젊은 팬 이탈이 가속돼 왔기 때문이다. 4년마다 열리는 국가 대항전 형태라는 점도 매년 열리는 유럽 프로축구나 미국 농구 등에 익숙한 팬에게는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젊은 팬 감소는 단순히 '인기' 문제가 아니라 마케팅 효과를 걱정하는 스폰서 이탈로 이어져 IOC 재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IOC는 올림픽으로 더 많은 젊은 팬을 끌어모을 방안을 고민해 왔는데, 문제를 해결할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이다. 세계 최고 정보통신기술(ICT)을 가졌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춘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워치 등 ICT 기기를 주도하면서 젊은 층에게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것도 삼성전자의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1988년부터 올림픽을 후원해 왔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IOC 위원을 지내는 등 신뢰가 깊다는 점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올림픽을 통해 자사 ICT를 글로벌 시장에 홍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IOC의 인연은 매우 깊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지역 후원사로 처음 관계를 맺은 이후 후원 관계를 유지해 왔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부터는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격상됐다. 작년 12월에는 2028년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기간을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서명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당시 고 사장은 "인류의 혁신을 이끌어 온 무선·컴퓨팅 분야 제품 기술과 4차 산업 기술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확산하고 전 세계인들 축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 후원 계약 연장 때는 이 회장과 윤종용 전 부회장, 자크 로게 IOC 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2014년 계약 때는 이 부회장과 바흐 IOC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현장에서 스마트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해 왔다.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갤럭시 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했고, 평창·강릉·인천공항 등에 갤럭시 노트8, 기어VR,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으로 구성된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운영했다.

[김규식 기자 / 용환진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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